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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캐스팅 카우치' 성상납 비극은 언제 끝날까
- 캐스팅 카우치(casting couch)는 연극이나 영화에서 배역을 얻기위해 육체를 제공하는 여배우를 이르는 말이다. 단어의 뜻은 배역 담당 책임자가 자기 사무실을 찾아온 여배우와 성행위를 하는 긴 의자라는 뜻이다. 영화 감독과 PD, 제작자, 투자자 등이 사무실 소파에서 면접을 보러온 여배우의 성상납을 받으며 캐스팅한다는 뜻이다. 할리우드 연예계에서 시작 됐으며 권력형 성범죄의 대표적 유형으로 일본에서는 베개영업이라고도 한다. 할리우드는 세계적인 명작과 스타들을 배출한 미국 영화산업의 메카이자 전 세계 영화시장의 50% 이상을 지배하고 있고, 지난 100년 동안 인류의 상상력과 판타지를 구현해 내는 꿈의 공장이 됐다. 그러나 이같이 화려한 할리우드의 이면에는 관행으로 묵인되어 온 비리와 그늘이 있었다. 1962년 36세로 사망한 할리우드의 최고 배우 마릴린 먼로는 회고록에서 "일부 제작자나 감독의 눈에 할리우드는 북적이는 매춘굴이였다. 그들은 할리우드를 침대 달린 회전 목마로 여겼다."며 캐스팅 카우치가 만연한 할리우드를 폭로했다. 2017년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무려 30여 년간 수 많은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업계의 엄청난 권력을 지닌 와인스타인은 사업상 미팅이라며 신인 여배우나 여성을 불러 성상납을 요구한 것으로 들어 났다. 밝혀진 피해자는 100명이 넘었고 39년 형의 선고를 받고 복역 했다. 현재 할리우드 거리에는 잠옷만 입은 와인스타인의 동상을 세우고 그 밑에 캐스팅 카우치라고 명시해 후세의 경계로 삼고 있다. 이 같은 만행이 들어 나면서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팰트로, 레아 세이두 등 현역 여배우가 피해 사실을 알렸다. 배우 알리사 밀라노의 제안으로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SNS를 통한 'ME TOO' 운동이 세계적으로 퍼졌다. 국내에서는 2009년 장자연 사건이후 국가인권위원회가 여성 연기자 111명 연예인 지망생 240명, 연예산업 관계자 11명 등을 심층 면접 조사한 결과 여성 연기자 45.3%가 술 시중 요구를 받았으며 60.2%는 방송관계자 사회 유력 인사에 대한 성접대 제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31.5%는 신체 일부를 만지는 행위 등의 성추행 피해를 봤다고 밝혔으며 21.5%는 성관계를 요구받거나 6.5%는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했다. 2019년 충남 지사 안희정이 여비서에 대한 성폭력 범죄로 실형을 받았다. 2020년에는 서울시장 박원순이 부하 직원의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하자 목숨을 끊었다. 전형적인 권력형 성폭력 범죄 행위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우리 주변에는 이같은 권력의 강압에 의해 행해지는 성폭력과 갑질에 의한 성상납 행위가 암암리에 얼마나 행해지고 있는 지를 알 수가 없다. 세상에 권력과 재력을 이용해 성상납을 받으며 여성을 놀이개로 삼는 일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원인이 무엇일가. 인간이 태어나기 전부터 형성되어 있는 양극화와 불평등 때문일 것이다. 역사 속에는 이같은 불펑등 해소를 위해 다양한 혁명이나 개혁이 시도됐지만 완전한 해결은 불가능했다. 만민 평등을 외친 공산주의 혁명도 실패했으며 제도적 개혁을 시도했던 자본주의도 성공하지 못했다. 인간이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재능과 능력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불평등의 완전한 해결은 불가능 하더라도 약자와 여성의 인권을 보호해 주는 사회가 되면 된다. 인간은 동물과 다른 자기 욕망을 억제할 수 있는 도덕성을 지니고 있다. 문명 사회에 캐스팅 카우치의 자행은 인간이 아직 동물이라는 증거다. 세상에는 약한 사람이 강한 사람에게 정조 뿐 아니라 인격과 양심도 바치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고, 억울해도 살기위해 비겁하게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옛날에는 폭력을 행사하는 나쁜 왕이 있었다. 지금은 그와 같은 폭력을 행사하는 폭군과 폭력의 형태도 너무나 다양하고 위장되어 있다. 할리우드 거리에 성 폭력자 동상을 세우듯이 금수 같은 폭력자의 동상을 세워 경종을 울릴 필요도 있다. 제작자와 여배우 사이 뿐 아니라 상급자와 하급자, 사용자와 근로자, 스승과 제자 등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비인간적 폭력의 비극이 없어져야 비로소 인간이 사는 사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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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캐스팅 카우치' 성상납 비극은 언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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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의 정치지도자②-넬슨 만델라]
- "나는 자유를 향한 긴 여정을 계속해 왔습니다" 증오 대신 용서를 선택한 통합의 지도자,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소웨토 마을. 이곳은 넬슨 만델라가 살았던 집이자, 지금은 '만델라 박물관'으로 보존되고 있는 공간이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소박한 집은 아파르트헤이트 철폐의 상징이자, 세계가 기억하는 정의와 화해의 출발점이다. 넬슨 만델라는 백인 우월주의 체제였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정권에 맞서 평생을 투쟁한 인권운동가이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다. 그는 단순한 저항가를 넘어, 분노를 넘어선 용서의 정치를 실현한 세계적 지도자였다. 1962년 체포된 그는 내란 선동과 반역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로벤섬 감옥에서 27년을 복역했다. 인간이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만델라는 증오나 복수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가 선택한 것은 화해였다. 그는 감옥 안에서 자신을 투옥한 정적들과 대화를 준비했고, 고통 속에서도 인간 존엄을 지켰다. 1990년 석방된 후, 그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이끌고 민주 선거를 준비했다. 1994년, 역사상 첫 자유선거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흑백 갈등으로 갈라진 국가를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통해 통합하기 시작했다. 그는 복수를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과거의 진실을 드러내고,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를 통해 미래를 향한 국가의 공동체 정신을 세웠다. 만델라의 위대함은 정권을 잡은 뒤에 더욱 빛났다. 그는 단임으로 물러나 권력에 연연하지 않았고, 퇴임 후에도 국제 인권 활동에 헌신하며 전 세계의 존경을 받았다. 정치적 반대자와도 함께 웃으며 손을 잡았고, 자신에게 고문을 가한 감시관들과도 함께 식사하는 품격을 보였다. 만델라가 강조한 말 중 하나는 이것이다. "나는 자유를 향한 긴 여정을 계속해 왔습니다. 나는 나 혼자만의 자유가 아니라, 다른 이들의 자유도 함께 원합니다. 진정한 자유란 타인의 자유와 함께할 때에만 완전한 것입니다." 그는 자유를 '개인의 권리'가 아닌 '공동체의 책임'으로 보았으며, 통합을 '감성적 구호'가 아닌 '실천의 정치'로 구현했다. 그의 정치가 위대한 이유는 화려한 성과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인간애와 품격 때문이다. 오늘의 한국 사회는 과거사 문제, 지역갈등, 이념 대립으로 깊게 갈라져 있다. 넬슨 만델라는 우리에게 말한다. 과거는 직시하되, 복수는 멈추고 화해로 나아가야 한다고. 증오보다 용기가, 복수보다 용서가 더 위대한 정치라는 것을 그는 증명해 보였다. 넬슨 만델라는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지도자는 뒷줄에 있다가 무리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사람이다. 가장 앞에 서는 것은 양들이 길을 잃을 때뿐이다." 그는 말 그대로 앞서지 않으면서도 모두를 이끌었다. 넬슨 만델라는 통합의 상징이며, 인간 존엄의 수호자였다. 그의 삶은 리더십의 가장 깊은 본질이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오늘날 우리 정치가 만델라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진정한 용기란 총칼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 인간의 의지다. 넬슨 만델라가 남긴 유산은 지금도 세계의 양심이 되어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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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의 정치지도자②-넬슨 만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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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의 정치지도자① -프랭클린 D. 루즈벨트
- 미국 뉴욕주의 하이드파크. 이 조용한 시골 마을에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생가이자 그가 생을 마칠 때까지 머물렀던 자택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프랭클린 D. 루즈벨트 국립역사공원’으로 보존되어 있으며 매년 수많은 미국 시민들과 세계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미국인들에게 그는 ‘대통령 중의 대통령’으로 세계인들에게는 ‘국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지도자’로 기억된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4번 연속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다. 그는 대공황의 혼돈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무후무한 국가적 위기를 연이어 맞았지만 이를 정면 돌파하며 미국을 오늘날 세계 최강의 국가로 이끈 ‘위기의 대통령’이었다. 대공황의 늪에서 국민을 구해낸 뉴딜의 설계자 1933년 3월 4일 루즈벨트가 대통령에 취임하던 날 미국은 붕괴 직전이었다. 은행은 무더기로 파산했고 실업률은 25%를 넘었으며 자살률은 최고치에 달해 있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두려워할 유일한 것은, 바로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그는 ‘담대한 실험’을 외치며 전례 없는 개혁정책인 뉴딜(New Deal)을 단행했다. 테네시강 개발공사(TVA), 농업조정법(AAA), 공공사업진흥청(PWA) 등으로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었고, 노동조합법과 사회보장법으로 노동자 보호와 복지국가의 토대를 놓았다.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사회적 약자 보호’와 ‘경제 개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 시기는 오늘날 복지국가와 민주 자본주의 체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당시 공화당과 보수 언론들은 이를 “사회주의적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지만 국민들은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휠체어 속의 강철 의지 – 인간 루즈벨트 루즈벨트는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대통령으로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장애였지만 그는 휠체어에 앉은 모습을 대중 앞에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신 보조인을 통해 일어선 채 연설했고 의지와 자신감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켰다. 장애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루 12시간 이상 업무를 소화했고 누구보다 생동감 넘치는 연설과 국민과의 라디오 방송(‘노변담화’)으로 소통하며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 인간적 한계를 초월한 그의 태도는 오늘날에도 많은 리더십 교육에서 ‘신뢰를 얻는 방식’으로 소개된다. 전쟁의 지도자 – 세계 질서를 설계한 전략가 1941년 진주만 공습 이후 루즈벨트는 미국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시킨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전쟁을 지휘한 것이 아니라 세계질서를 다시 설계하는 작업까지 병행했다. “모든 인간은 언론의 자유, 신앙의 자유, 결핍으로부터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 1941년 그의 ‘4대 자유’ 연설은 인류 보편 가치로서의 민주주의를 선언한 역사적 장면이었다. 그는 처칠과 손잡고 대서양 헌장을 발표했고 스탈린과의 불편한 동맹도 감수하며 나치와 군국주의에 맞서 싸웠다. 종전 직전인 1945년 유엔 창설의 청사진을 마련해놓고 건강 악화로 끝내 그 완성을 보지 못한 채 사망했다. 그는 전쟁의 끝을 보지 못했지만 평화의 시작은 그의 구상에서 비롯되었다. 국가의 어른, 품격 있는 지도자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대통령이 된 후에도 루즈벨트는 늘 미국이라는 국가 공동체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그의 서재에는 “내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고 퇴임 후에도 국익과 민주주의 원칙을 흔들지 않았다. 그는 권력을 남용하지 않았고 언론을 탄압하지 않았으며 비판받을 때는 스스로를 성찰했다. 자신이 죽은 뒤엔 거창한 기념관도 원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마을 공동묘지에 조용히 묻히길 바랐다. 그는 늘 ‘지도자는 권력이 아니라 책임을 짊어진 존재’라고 말해왔다. 이 철학은 드골이 보여준 청빈과 비슷하면서도 보다 민주적 절차 속에서 실현된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 오늘의 한국 사회는 새로운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경제적 불평등, 청년 실업, 고령화, 기후위기, 국제정세의 불안정… 우리는 또 다른 ‘대공황과 전쟁’의 그림자를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이럴 때일수록 루즈벨트 같은 지도자가 그리워진다. 강한 정부를 통해 국민을 보호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며 신념과 도덕성으로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지도자. 단호하되 포용하고 원칙은 지키되 실용적인 리더십이 절실하다. 한국의 대통령들이 루즈벨트처럼 퇴임 후 청빈하게 살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살아있는 동안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신뢰와 품격으로 입증하라는 의미다.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 루즈벨트는 살아서는 위대한 개혁자였고 죽어서는 자유의 설계자였다. 그는 미국을 넘어 세계인의 지도자였으며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몸소 증명한 인물이었다. 그의 유산은 전시 대통령, 복지국가 설계자, 국제질서의 창조자라는 세 가지 이름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루즈벨트를 다시 불러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가 그처럼, 두려움을 이기고 나아가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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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의 정치지도자① -프랭클린 D. 루즈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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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년 연장보다 '계속 고용'이 상생 해법이다
- 2025년,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20%를 넘어서는 시대다. 이는 단순히 인구 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노동시장 전반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다. 그 중심에는 '정년 연장' 논란이 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자 정치권과 일부 노동계에서는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자는 주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러나 정년 연장이 고령자에게는 기회일지 모르지만, 청년층에게는 진입 장벽이 되고, 기업에게는 인건비 부담의 확장을 의미한다. 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계속 고용 제도(continued employment system)’가 주목받고 있다. 고령자 950만 시대, 일할 기회를 어떻게 줄 것인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는 954만 명, 전체 인구의 18.4%에 이른다. 2035년이면 3명 중 1명이 노인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다. 한편, 정년퇴직 평균 연령은 59.3세, 기대수명은 83.6세로 은퇴 후 생계를 자립해야 할 기간이 20년 이상이다. 더 오래 일하고 싶은 고령자는 많아졌지만, 지금의 제도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년 연장이 해법처럼 보일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정년을 65세로 늘릴 경우 약 45만 명의 노동력이 추가 확보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이는 기업의 비용 증가와 청년 고용 감소라는 이중 리스크를 동반한다. 정년 연장, 누구를 위한 해법인가? 기업 입장에서 정년 연장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대기업의 고령 직원 1인당 연간 인건비는 9,500만 원 이상이다. 정년 연장 시 기업 전체 인건비는 연 5조~8조 원이 추가된다. 일부 기업은 정년 연장 논의에 대비해 신입 채용을 최대 30~40% 축소하기도 했다 게다가 청년 구직자 입장에서는 ‘자리가 없다’는 구조적 병목을 유발한다. 실제로 2024년 청년 체감실업률은 22.6%에 달해, 통계상 실업률(7.1%)보다 훨씬 높다. 고령층을 배려하느라 청년층을 희생시킨다면, 세대 간 갈등만 가중될 것이다. (일본의 사례) 정년은 그대로, ‘계속 고용’은 늘린다. 일본은 한국보다 일찍 고령화에 진입한 나라다. 이들은 정년을 60세로 유지하면서도, 법으로 65세까지 ‘계속 고용’을 의무화했다. 2023년 일본의 60~64세 고용률은 76.8%이다. OECD 평균(59.1%)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재고용자의 임금은 정년 전 대비 평균 60~7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해 계약직, 시간제, 직무 전환 등을 통해 고령자 일자리의 유연성 확보했다. 즉, 정년은 그대로 두되,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고령자에게 일할 기회를 열어주는 절충안을 제도화한 것이다.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한국형 계속 고용 모델’이 필요한 이유는 정년 연장은 제도의 경직성을 강화하지만, 계속 고용은 자율성과 유연성을 보장한다. 우리 현실에 맞는 계속 고용 모델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①직무 재설계 및 재배치 시스템 도입 정년 이후에는 단순 반복업무, 멘토링, 서비스직 등으로 전환하는 것과 고령자 친화적 직무 개발과 조직 내 재배치 매뉴얼을 구축하는 것이다. ②성과·직무 기반 임금 체계로 전환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줄이고, 고령자에게 맞는 ‘임금 피크제+성과급제’ 운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③정부의 인센티브 연계 중소기업의 고령자 재고용 시 사회보험료 지원, 고용안정장려금 지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정년 후 재고용 의무를 이행한 기업에 세제 감면도 제공하면 좋을 것이다. ④경력 관리·재교육 강화 고령자 대상 직업 훈련 및 전직 지원 확대와 지역사회 기반 재취업 연계 프로그램 활성화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결론족으로 "상생의 조건은 유연성이다" 정년 연장은 고령층에게 ‘시간’을 주지만, 계속 고용은 ‘기회’를 준다. 청년과 고령자, 기업과 국가가 모두 지속가능한 해법을 찾기 위해선, 일률적 제도보다 유연한 정책 설계가 핵심이다. 법이 아닌 대화로, 정년이 아닌 일자리로, 우리는 일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단순한 연장이 아닌, 지속가능한 고용 설계다. 정년 연장보다 계속 고용. 이것이 진짜 미래형 노동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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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년 연장보다 '계속 고용'이 상생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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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귀인 이론 '내 탓이요'하면 된다
- 귀인이론(歸因,attribution theory)이란 자신 또는 타인 행동에 대한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추론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프리츠 하이더(1896~1988)와 해럴드 켈리(1921~2003)에 의해 연구가 시작됐다. 이 이론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더는 인식론을 바탕으로 사회적 지각과 대인관계에서 귀인 과정을 적용해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추론하는 과정에 내적인 기질적 요소에 기인하는 것을 내부 귀인이라 하고 외적인 상황적 요소에 기인하는 것을 외부귀인으로 이분해 설명했다. 예를 들어 연인의 행동이나 노숙자 행위를 이해할 때 어느 귀인에 입각해 보는냐에 따라 상반된 판단이 나오고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켈리는 귀인을 할 때 한 가지 정보에 의거하지 말고 상대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귀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공변모형(covaiance model)을 제시했다. 합치성과 특이성, 일관성 정보를 종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또한 행위에 대한 귀인 과정에 오류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하였다. 첫째 대응 추론 편향으로 행동이 발생한 상황적 요인을 과소평가하고 행동을 한 행위자 기질이나 성향과 같은 내적 요인에 쉽게 귀인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행위자에 대한 관찰자 편향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은 기질적 요소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는 반면 자신의 행동은 상황적 요소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같은 편향이 일어나는 이유는 인간은 누구나 자존감이 위협 받게 되면 이를 지킬려는 동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공 경험에 대해서는 기질적 내부 요소에 귀인하는 반면, 실패에 대해서는 상황적 외부 요인에 귀인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두고 자기고양 편향(self-serving bias)이라 한다. 이같은 편향으로 인해 '남이 하면 분륜 내가 하면 로맨스',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자신의 믿음이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 결국 자신의 믿음대로 타인의 행동이 변화하는 것을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lfiling), 피그밀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도 한다. 바보 온달에 관해 평강 공주의 관찰은 다른 사람 처럼 내부적 귀인으로 보지 않았다. 그래서 온달과 혼인 하고 훌륭한 무사가 되게 했다. 이와 같은 하이더의 귀인이론에 입각하여 가정과 학교, 직장, 사회의 인간관계를 다시 돌아 보아야 한다. 부부가 서로 사실 여부를 떠나 무시보다 우대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자녀와 제자에 대해서도 책망보다 칭찬을 계속 해주면 어찌될까. 피그밀리온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삶의 현장에는 학문적 귀인 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실례가 많이 있다. 만약 대상의 좋은 행동을 귀인할 때 관찰자는 그 행동의 내부적 요인을 찾고 대상의 나쁜 행동을 귀인할 때는 외부적 요인을 찾는 것이 좋다. 물론 좋은 행동 나쁜 행동의 원인이 자신인지 상황인지에 관한 판단은 스스로도 하겠지만 그 행위자가 재활의 동기를 얻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행위를 한 관찰 대상이 자신일 경우는 그 반대의 귀인을 찾는 입장이 필요하다. 즉 나쁜 행위는 내부 요인에서 좋은 행위는 상황에서 귀인을 찾는 것이 자신을 위해 도움이 된다. 김수환 추기경은 잘못된 사회를 바로잡는 방법은 모두 '내 탓이요'라고 하면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교육과 경영의 현장에는 '네 탓' 공방이 커지고 있다. 길을 가다가 돌에 걸려 넘어져도 대통령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정치 광장에는 '네 죽어야 내가 산다'는 분열과 증오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에는 정치가 실종되고 행정도 법원에 목을 매어 놓고 있다. 자기 의견과 다른 사람을 타협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타도해서 없애야 할 적으로 생각하는 살벌한 전쟁터가 되고 있다. 탄핵 찬반의 두 진영이 갈라져 총칼은 없지만 사생결단이 거리와 미디어에서 벌어지고 있다. 서로가 사건의 원인이 자기가 아니고. 네 때문에 일어났다고 외치고 있다. 하이더 귀인이론에서 지적하는 대응추론 편향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인간이 사는 동네가 금수가 우굴거리는 정글이 되고 만다. 양심과 배려도 없고 앙심과 증오가 차있는 사회가 된다면 어찌 되는가. 이 정도로 먹고 살게 해놓고 더불어 사는 꼴이 이 수준 밖에 안 된다면 땅을 치고 탄식할 일이다. 대통령 그거 누가 하면 어떤가. 탄핵 찬반 단식과 삭발, 분신을 하고 있다. 이래서 될 일인가. 대통령 시켜놓고 좀 잘 못 했다고 끌어내리고 또 누구로 바꾼다고, 바꾸어 봐야 비용만 들고, 국민 감정에 상처만 내고 헌법이나 바꾸고 국민 감정도 누구러진 후에 대선 치루면 될것 아닌가. 정치는 실종됐다. 시위대 발밑에 깔려 죽었다. 헌재 담벼락에 목숨줄을 걸어놓고 개처럼 짖어대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야 할 나라가 걱정되어 잠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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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귀인 이론 '내 탓이요'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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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시민과 함께하는 APEC, 경주의 새로운 변화 이끈다!
-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여덟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는 10월 말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는 경주의 위상을 드높이고 미래를 향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현재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상회의장 개보수, 숙박시설 정비, 미디어센터, 만찬장, 전시장 건립 등 기본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경주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대대적인 도로 정비와 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경주가 찬란한 역사를 품은 문화도시이자 현대적 관광 인프라를 갖춘 도시라는 것을 세계에 널리 알릴 생각입니다. 주회의장인 보문관광단지는 물론 불국사, 경주IC 등 주요 진입로를 포함한 5개 노선에 총 사업비 247억원을 투입해 도로 포장, 조명 설치, 보행로 및 자전거도로 정비 등 대대적인 정비를 합니다. 특히 보문관광단지는 1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음악분수광장, 산책로 정비, 경관조명, 미디어파사드 등 야간 경관을 더욱 아름답게 조성할 계획입니다. 또한 시는 주요 진입로를 중심으로 노후 주택과 담장 정비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울산 방면, 포항 방면, 경주IC 방면 등 주요 도로변의 노후된 건축물과 담장을 경주만의 특색있는 디자인을 입혀 도시의 품격을 한층 높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노선별 사전 조사를 완료했으며 주택가 담장 25곳을 포함해 가로변에 역사성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경주시의 이 같은 노력에 대해 너무 외형에만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행사 내용이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났을 때 첫 인상이 중요하듯 도시가 주는 이미지도 중요합니다. 이번 APEC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세계 많은 정상들과 고위급 각료들, 글로벌CEO들과 전세계 언론인들이 경주를 처음 찾게 될 텐데 그들은 경주라는 창을 통해 대한민국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만큼 경주가 주는 첫인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사실 행사 자체는 역대 어느 정상회의 보다 더 잘 치를 자신이 있습니다. 올림픽과 월드컵도 성공적으로 치른 대한민국이잖습니까! 비록 경주가 작은 지방도시이지만 세계NGO총회를 비롯해 150여 차례의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이 있습니다.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은 단순한 행사 개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주의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행사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따뜻한 미소와 친절, 질서와 청결로 글로벌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합니다. 아름다운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경주시는 매월 네 번째 수요일을 'APEC 클린데이'로 지정하고 민관이 함께하는 손님맞이 운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APEC 클린데이를 통해 지역 사회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노후 시설물과 다수 민원 취약지 등을 중점적으로 정비할 계획입니다. 또한 웃는 얼굴로 인사하기, 내 집, 내 점포 앞 치우기, 우리 동네 꽃밭 가꾸기, 집 앞에 꽃 화분 내놓기 등 '시민과 함께하는 APEC 경주 10대 실천과제'를 발굴해 실천해 나갈 예정입니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수도로서 동아시아 문화와 교류했던 역사적 전통을 지닌 도시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 유산을 계승해 21세기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APEC 정상회의는 경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며, 이를 통해 경주는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남은 기간 철저한 준비로 성공적인 APEC 개최를 이루고 이를 발판 삼아 경주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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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시민과 함께하는 APEC, 경주의 새로운 변화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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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소나무재선충병 국가가 적극 나서야
- 소나무 재선충병을 막기 위해 각 지자체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나무재선충은 소나무 등에 기생해 나무를 갉아먹는 해충으로서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일명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리는데 일단 감염되면 100% 말라 죽는다. 지난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재선충 감염 소나무는 2004년 12월 양남면 수렴리에서 첫 발생한 이후 현재 경주시 20개 읍·면·동, 169개 리·동으로 피해 면적이 확대된 상태다.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하면 발생지역 감염목은 즉시 모두 베어낸 후 소각·파쇄한다. 최근 경주지역 내 소나무재선충병이 3년 사이 2만1848본에서 12만3819본이 발생했으나 이를 방제할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예산 확보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전문가는 "예산부족이 근본 문제"라며 "몇 년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면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텐데 예산 확보가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경주시의 상황은 그리 녹녹하지가 않다. 올해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고작 40억원 정도라고 하니 어떻게 활용해야 될지 오리무중이다. 경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배정된 예산으로는 방제사업에 어려움이 많으며 1년에 약 500억원 정도의 사업비로 5년간 투입한다면 재선충병을 억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혀 심각한 상태임은 분명하다. 재선충 방제는 기술뿐만 아니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고 지자체장의 의지가 무엇 보다 중요해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크게 티가 나지 않은 방재사업 보다는 치적사업에만 집중하는 단체장들의 성향도 재선충 피해를 키웠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소나무는 우리 민족과 떼어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나무다. 아기가 태어나면 대문에 솔가지를 끼운 금줄을 걸고 혼례 때 초례청 상 위에는 소나무를 병에 꽂아 놓았다. 이러한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멸종된다는 것은 비극이다. 따라서 소나무를 살리는 일을 국가적 사업으로 확대해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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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소나무재선충병 국가가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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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불교경전]
- ▶반야심경 1. 개요? 반야심경은 대승불교 반야사상(般若思想)의 핵심을 담은 경전이다. 사찰이나 불교의 모든 행사에서 반드시 '반야심경'이란 경전을 독송하고 있지만 반야심경이 하나의 독립된 경전이 아니라고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반야심경은 600권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대반야경'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고덕(高德)들이 대반야경의 사상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편으로 핵심적인 부분을 260자로 간추린 것이 '반야심경'이다. 2. 반야심경의 뜻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독송되는 경으로 완전한 명칭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이다. 당나라 현장법사가 번역한 반야심경의 본래 제목은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密多心經)'인데 훗날? '마하(摩訶:maha)'라는 말을 앞에 붙였다. 그 뜻은 '지혜의 완성에 이르는 마음의 경전'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심경(心經)의 '심(心)'은 일반적으로 심장(心臟)으로 번역되는데 이 경전이 600권의 크고 넓은 반야부(般若部) 경전의 정수를 뽑아내어 응축한 것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을 줄여서 '반야심경' 또는 '심경'이라고도 한다. 이는 '득도심경'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참모습인 공의 이치를 비추어 보는 반야의 지혜로써 모든 괴로움을 벋어나 최상의 깨달음, 열반의 세계에 이르는 경전'이란 뜻이다. 3. '반야심경'의 범어 원본은 약본과 광본 두 종류가 있다. 1)하나는 다른 모든 경전과 같이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에 부처님께서 왕사성 기사굴산에서(여시아문 일시분 왕사성 기사굴산중)로 시작되는 서분(序分)과 정종분과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모두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문불소설 개대환희 신수봉행)"로 끝나는 유통분(流通分)이 있는 광본이다. 광본에 의하면 부처님은 왕사성 영취산에서 삼매에 들고 그 삼매 속에 관자재보살 역시 깊고 미묘한 반야바라밀다를 관조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때 사리불이 부처님의 힘을 빌어 관자재보살에게 공손하게 설법을 청하는 내용이 묘사 되어 있다. 이에 대해 관자재보살이 약본의 내용을 그대로 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유통분에서는 부처님이 삼매에서 깨어나 관자재보살을 칭찬하면서 청중들에게 그이 말을 귀담아 듣고 수행할 것을 권하는 내용이다. 광본은 다섯 가지 중요한 광본이 있는데 당나라 때의 '반야'와 '이언'이 함께 번역한 판본이 대표적이다. 2) 다른 하나는 서분과 유통분이 없이 다만 정종분(正宗分)만 있는 약본이다. 약본은 금강경 번역으로 유명한 후진의 구마라집(344~413)이 번역한 '마하반야바라밀대명주경」과 당나라 현장(600~664)이 번역한 「반야바라밀다심경'이 있으며 우리들이 독송하고 있는 반야심경은 현장역의 약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효(元曉)의 '반야심경소'와 원측(圓測)의 '반야바라밀다심경유찬'이 있는데 원효의 것은 아깝게도 현존하지 않는다. ■한 병 석 ▷1956년 경주출생 ▷경주중·고등학교 졸업 ▷영남대 법학과 졸업 ▷경주불교학생회 ▷영남대학교 불교학생회 ▷무진사 경전강의 법사 ▷알기 쉬운 금강경, 알기 쉬운 법화경, 법화경 강의, 지혜의 완성에 이르는 담마 명상, 등 다수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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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국민의 힘 일색..집행부 견제·감시 가능할까?
- 가뭄에 갈라진 논·밭처럼 경주시민들의 마음을 찢어 놓았던 6.1지방선거가 모두 끝났다. 당선된 주낙영 경주시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은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민선 제8기의 지방자치시대를 열어 갈 것이다. 정당을 떠나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인 지방자치를 경주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한층 성숙된 정치를 보여줄 것을 기대하며 당선자들에게는 축하를, 낙선한 후보들에게는 아쉬움의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하지만 적지 않은 우려가 남아 있다. 1당 독점이 심각하다 보니 선거 과정에서 인물검증과 정책선거는 사라지고 광역단체장과 기초의원·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가 돼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50%도 안되는 투표율 보였다. 또 국민의 힘 독식인 경주시의회가 과연 같은 당의 시장 당선자가 있는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항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 기초의원이란 시민의 대표로 앞으로 4년 동안 예산을 심의하는 등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6.1지방선거 결과 1당 독점이 더욱 심화돼 제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가 높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직후 경주시의원의 당적을 살펴 보면 국민의 힘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더불어민주당이 4명, 무소속이 2명으로 뒤를 이었다. 힘의 균형을 맞출 정도는 아니었지만 소수정당의 약진이 있었고 이들 정당의 의원들 역시 4년 임기 동안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6.1지방선거에서는 사실상 1당 독점 구도가 더욱 심화됐다. 경주시장은 물론 경주시의회도 18명의 국민의 힘 의원들이 싹쓸이 독식하고 무소속 2명,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명으로 집행부 견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6.1지방선거로 본 경주시의원 구성은 국민의 힘이 18명이고 무소속 2명,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1명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21명의 의원들 중 13명이 초선의원들이다. 1당 독점에다 50%가 넘는 초선의원들이니 식자들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는 여론이다. 무소속 역시 사실상 국민의 힘계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할 때 소수정당은 단 한 명 뿐인 셈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회가 감시와 견제라는 제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높은 것이다. 경주시장 스스로 자기 자신을 검증할 수 있거나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오던 이른바 진보정당 소속의 의원이 단 한 명도 입성하지 못했다는 점 역시 아쉬운 대목입니다. 시민의 대변자가 되느냐 집행부의 거수기가 되느냐의 선택은 이제 의원 각자에게 숙제로 남았다. 또한 당선된 경주시의회 의원들은 집행부와 손을 맞잡을 때는 맞잡기도 해야하지만 기초의원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 집행부를 견제할 때 부끄럼 없는 채찍을 내세워 성숙한 시민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해야 할 것이다. 조선 영·정조시기 학자였던 성대중(成大中) 선생의 청성잡기(靑城雜記) 중 화생어구(禍生於口)를 해석한 일침(一針)이라는 책에서 '자신을 찍는 도끼는 다른 것이 아니라, 자신이 다른 사람을 찍었던 도끼다. 나를 치는 몽둥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남을 때리던 몽둥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귀해졌다고 교만 떨지 말 것을 충고하면서 '청렴하되 각박하지 않고, 화합하되 한쪽으로 휩쓸리지 말 것과 엄격하지만 잔인하지 않고, 너그럽되 느슨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나온다. 또 '사람이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언제나 행함을 잊어 탈이 난다'는 해석과 함께 '이름은 뒷날을 기다리고, 이익은 남에게 미룬다. 세상을 살아감은 나그네처럼 벼슬에 있는 것은 손님같이 하라'는 말을 전하고 있다. 6.1지방선거 경주지역 투표율 49.73%로 부끄럽기 짝이 없고 50%도 안되는 유권자들에게 20∼30% 정도의 지지로 당선되고 승자가 된 당선자들은 부끄러움을 안고 의정을 펼치기 바란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권력은 십년을 넘지 못하고 활짝 핀 꽃도 열흘을 가지 못한다)'이라는 말이 있듯이 선거라는 것은 긴 우리 인생에서 짧은 순간에 불과하다. 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는 출마의 변과 유세 중에 경주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목이 터져라 맹세했다. 이제는 경주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선거 결과를 깨끗하게 인정하는 모습과 함께 경주 미래 100년을 위한 제발 거수기 노릇을 하지 말고 시민의 대변자 답게 집행부 견제와 감시를 철저히 할 것을 25만 시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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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국민의 힘 일색..집행부 견제·감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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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부동산문제 대전환과 공직의 의미
- LH사태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려 선거판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지(Land)와 주택(House) 약어가 거짓(Lie)과 위선(Hypocrisy)의 약어로 대치되어 패러디될 정도로 공공기관에 대한 사회적 불신도 커졌다. 공익을 위하기는커녕 내부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챙겼으니 비난은 피할 수도 없고 그 사회적 파장도 크다. 부동산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터진 LH사태로 야당은 쾌재를 부르고 있지만 우리사회에 오래된 부동산투기 문제는 여야를 가릴 것도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도 없다.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랄 일도 아니다. 국민의 대리인인 공직자가 주인인 국민을 위하기보다 부동산투기로 개인의 이득을 취하였다면 심각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로 공직을 맡을 자격미달이다. 이참에 공직의 의미도 되짚어 보며 공직에 대한 가치관 재정립이 필요하다. 임명직이던 선출직이던 공직은 명예만을 보람으로 생각하여 봉사하고 존경받는 직이 되어야 한다. 명예와 부는 양립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시민이 코로나비상시국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시장이 되려고 하는 자가 취득과정이 도마에 오르는 초호화아파트에 산다면 위선이며 시민에게 허탈감만 줄뿐이다. 청와대를 비롯하여 정부 고위관료의 선발기준은 목민관으로서 청빈한 생활을 우선시하여 명예를 존중하는 삶을 살았는가에 두어야 하며 공직자는 취임 전 공직자 윤리선서를 엄격히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의원과 시장 등 선출직 공직자를 뽑는 유권자들의 눈높이도 달라져야 한다. 그 기준은 후보자의 자격과 능력이 우선하겠지만 재산이 복잡하게 많지는 않은지, 재산축적과정은 투명한지, 서민의 고달픈 삶의 무게를 헤아릴 수 있는지도 포함되어야 한다. 최근 언론은 경북도의 일부 시장·군수가 자신이 실제 경작하지 않는 논밭을 여러 지역에 걸쳐 소유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직자는 의심받는 그 자체만으로도 명예에 손상이 가는 행위로 여기는 게 맞다. 농지를 보유하여 농사를 지으면 과연 업무를 챙길 시간이 있을지 의문이다. 경자유전 측면에서 볼 때 실제 경작하지 않는다면 그 농지는 골치 거리만 안겨줄 뿐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는지 실제 농사를 짓기 위해 매입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선출직이던 임명직이던 공직은 명예냐 부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힘들고도 무거운 자리다. LH사태가 일파 만파되어 공룡이 된 LH수술도 필요하지만 부동산문제에 대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동산시장은 단기간 내 무제한 상품공급이 이루어지는 일반시장과는 구분되는 시장실패영역으로 시장원리 운운해서는 안 된다. 별도의 감독기관을 설립하여 철저한 규제와 감독이 요구된다. 우리사회에 뿌리 깊은 부동산신화는 불로소득을 인정했기 때문에 발생된 사회적 병폐다. 좁은 국토에서 제한된 토지공급을 기반으로 발생된 불로소득은 세금으로 철저히 환수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세차익을 보고도 세금만 올린다고 불평할 일은 아니다. 현재 정부여당이 검토하고 있는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부당이득에 대한 소급입법 추진, 재산등록대상 공직자 확대, 부동산관련공무원 토지신규취득제한, 시장교란행위로 인한 부당이득 환수 등은 부동산부패척결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LH사태를 비롯한 공직사회의 부동산투기문제가 선거의 도구만으로 이용되어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도록 언론과 국민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며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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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부동산문제 대전환과 공직의 의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