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9-27(화)
 

가뭄에 갈라진 논·밭처럼 경주시민들의 마음을 찢어 놓았던 6.1지방선거가 모두 끝났다. 당선된 주낙영 경주시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은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민선 제8기의 지방자치시대를 열어 갈 것이다.


정당을 떠나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인 지방자치를 경주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한층 성숙된 정치를 보여줄 것을 기대하며 당선자들에게는 축하를, 낙선한 후보들에게는 아쉬움의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하지만 적지 않은 우려가 남아 있다. 1당 독점이 심각하다 보니 선거 과정에서 인물검증과 정책선거는 사라지고 광역단체장과 기초의원·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가 돼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50%도 안되는 투표율 보였다.


또 국민의 힘 독식인 경주시의회가 과연 같은 당의 시장 당선자가 있는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항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


기초의원이란 시민의 대표로 앞으로 4년 동안 예산을 심의하는 등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6.1지방선거 결과 1당 독점이 더욱 심화돼 제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가 높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직후 경주시의원의 당적을 살펴 보면 국민의 힘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더불어민주당이 4명, 무소속이 2명으로 뒤를 이었다.


힘의 균형을 맞출 정도는 아니었지만 소수정당의 약진이 있었고 이들 정당의 의원들 역시 4년 임기 동안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6.1지방선거에서는 사실상 1당 독점 구도가 더욱 심화됐다. 경주시장은 물론 경주시의회도 18명의 국민의 힘 의원들이 싹쓸이 독식하고 무소속 2명,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명으로 집행부 견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6.1지방선거로 본 경주시의원 구성은 국민의 힘이 18명이고 무소속 2명,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1명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21명의 의원들 중 13명이 초선의원들이다. 1당 독점에다 50%가 넘는 초선의원들이니 식자들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는 여론이다.


무소속 역시 사실상 국민의 힘계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할 때 소수정당은 단 한 명 뿐인 셈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회가 감시와 견제라는 제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높은 것이다.


경주시장 스스로 자기 자신을 검증할 수 있거나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오던 이른바 진보정당 소속의 의원이 단 한 명도 입성하지 못했다는 점 역시 아쉬운 대목입니다. 


시민의 대변자가 되느냐 집행부의 거수기가 되느냐의 선택은 이제 의원 각자에게 숙제로 남았다.


또한 당선된 경주시의회 의원들은 집행부와 손을 맞잡을 때는 맞잡기도 해야하지만 기초의원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 집행부를 견제할 때 부끄럼 없는 채찍을 내세워 성숙한 시민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해야 할 것이다.


조선 영·정조시기 학자였던 성대중(成大中) 선생의 청성잡기(靑城雜記) 중 화생어구(禍生於口)를 해석한 일침(一針)이라는 책에서 '자신을 찍는 도끼는 다른 것이 아니라, 자신이 다른 사람을 찍었던 도끼다. 나를 치는 몽둥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남을 때리던 몽둥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귀해졌다고 교만 떨지 말 것을 충고하면서 '청렴하되 각박하지 않고, 화합하되 한쪽으로 휩쓸리지 말 것과 엄격하지만 잔인하지 않고, 너그럽되 느슨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나온다.


또 '사람이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언제나 행함을 잊어 탈이 난다'는 해석과 함께 '이름은 뒷날을 기다리고, 이익은 남에게 미룬다. 세상을 살아감은 나그네처럼 벼슬에 있는 것은 손님같이 하라'는 말을 전하고 있다.


6.1지방선거 경주지역 투표율 49.73%로 부끄럽기 짝이 없고 50%도 안되는 유권자들에게 20∼30% 정도의 지지로 당선되고 승자가 된 당선자들은 부끄러움을 안고 의정을 펼치기 바란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권력은 십년을 넘지 못하고 활짝 핀 꽃도 열흘을 가지 못한다)'이라는 말이 있듯이 선거라는 것은 긴 우리 인생에서 짧은 순간에 불과하다.


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는 출마의 변과 유세 중에 경주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목이 터져라 맹세했다. 이제는 경주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선거 결과를 깨끗하게 인정하는 모습과 함께 경주 미래 100년을 위한 제발 거수기 노릇을 하지 말고 시민의 대변자 답게 집행부 견제와 감시를 철저히 할 것을 25만 시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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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국민의 힘 일색..집행부 견제·감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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