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3(목)
 
  • 200여 시민 감동 연출, 주민 이주대책 및 노후핵발전소 폐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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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진행되는 이주대책위 천막농성 10년 대회.(사진=월성핵발전소 이주대책위원회)

 

[신라신문=은재원 기자] 올해로 천막농성 10년을 맞이한 '월성원전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천막농성 10년 대회가 지난 21일 오후 2시부터 장대빗 속에서 개최됐다. 


전국에서 모인 200여 명의 시민들은 쏟아지는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3시간 동안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행사를 치러내 감동을 연출했다.


월성원전 최인접 주민들은 후쿠시마 핵사고를 계기로 핵발전소의 위험을 깨닫고 지난 2014년 8월25일부터 월성원전 홍보관 앞에 천막 농성장을 꾸리고 10년 넘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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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 스님(불교환경연대) 연대 발언.(사진=월성핵발전소 이주대책위원회)

 

지난 10년간 많은 시민사회가 주민들의 상여행진에 동참하며 연대를 이어 왔고 그 연대의 깊은 인연이 폭우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200여 명이 모여 대회를 펼쳤다.


이날 농성장 인근의 솔밭에서 치러진 천막농성 10년 대회는 풍물패의 길놀이로 시작해서 원불교환경연대에서 최근 출판한 인터뷰집 '싸놓은 똥은 치워야지 않것소' 낭독회로 이어졌다. 인터뷰집에 실린 황분희 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이야기 낭독은 빗속에서도 감동을 불러왔다.


이어 경주시민 12명이 집단 창작한 칸타스토리아 '이주대책위 10년을 말하다'가 진행됐다. 폭 2m의 대형 화폭 10장에 이주대책위원의 10년을 돌아보는 그림을 일주일에 걸쳐 그렸다고 한다. 그림 자체로 참가자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빗속에도 행사의 몰입감을 높였다.


10장의 대형 그림에는 ▲월성1호기 폐쇄 투쟁 ▲갑상선암 소송 ▲광화문 100만 촛불집회 연설 ▲문재인 대통령의 농성장 방문 ▲청와대앞 1인 시위 ▲국회의원들의 이주법안 발의 ▲영화 월성 개봉 ▲'원전 마을' 출간 ▲종교계의 연대 등 장면이 다양한 화법으로 담겼다. 


행사 진행자는 10장의 그림에 담긴 사건들을 찬찬히 설명하면서 사건 당사자를 무대로 초청해 당시 상황 등을 직접 듣는 방식으로 이주대책위원회의 10년 역사를 회고하는 시간도 가졌다.


울산 북구의 윤종오 국회의원은 이번 대회에 직접 참석해 "10년 동안 늘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국회에 들어간 만큼 국회의원으로 실제 이주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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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의 월성1회기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형상화한 그림에 “이주만이 살길이다”를 써 넣는 이주대책위 주민들.(사진=월성핵발전소 이주대책위원회)


대구에서 1인극 활동을 하는 백운선 배우는 이주대책위원회의 요청을 받고 짧은 시간에 창작 연극 '이사 가는 날'을 무대에 올렸다. 


연극을 본 주민들은 "어떻게 우리 사정을 저렇게 잘 알고 연극을 만들었을까, 우리 이야기네 우리 이야기"라고 공감했다.


'우창수와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은 마무리 공연을 장식했다. 어린이 예술단의 공연은 이제 할매, 할배가 되어버린 이주대책위 주민들에게 큰 위안을 안겨주었다. 


아이들 입에서 "핵을 반대합니다, 아이들에게 생명을"이라는 노랫말이 흘러나올 때 어른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했다. 노래를 마친 아이들은 뛰어나와 대회 참가자 한명 한명을 안아주며 공연을 마쳤다. 어른들이 오히려 위로받는 시간이 됐다.


200여 명의 참가자들은 본 행사를 마치고 천막 농성장으로 자리를 옮겨 월성원전을 향해 우중 행진을 펼쳤다. 10년간 주민들이 걸었던 길을 전국의 연대자들이 함께 걷는 뜻깊은 행진이었다. 모형 핵 드럼통이 제일 앞에 서고 만장, 관, 풍물패에 이어 참석자들이 깃발 및 현수막을 펼치고 기나긴 행진을 이어갔다.


폭우 속 3시간에 걸친 대회에도 불구하고 이주대책위원회 주민 및 참석자들은 오히려 힘이 넘쳤다. 행진을 마치고 농성장 앞에서 마무리 발언을 한 황분희 부위원장은 앞으로 더 열심히 싸우겠다며 환한 미소로 참석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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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행사를 마치고 월성원전을 향해 우중 행진을 펼치는 참석자들.(사진=월성핵발전소 이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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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이주대책위, '천막농성 10년 대회' 장대빗 속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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