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보자 김상돈씨 9월25일부터 한수원 본사 앞 1인 시위
- G업체 시험성적 조작해 성능 부족 그레이팅 약 2000톤 납품
- 한수원 현장 검증 외면한 채 G업체 두둔…투명한 현장검증 시급
[신라신문=은재원 기자] 새울 3, 4호기(신고리5, 6)에 설치된 그레이팅이 미끄러짐 방지 성능이 없는 부적합 제품으로 시공했다는 의혹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문제를 제기한 김상돈씨가 지난 9월25일부터 경주시 문무대왕면의 한수원 본사 앞에 텐트를 치고 숙식하면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김씨는 지난 4년간 불량 그레이팅 시공 문제를 제기했으나 전혀 시정 조치가 되지 않아 황주호 한수원 사장과 담판을 짓기 위해 1인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 따르면 황주호 사장과 15년 지기로 잘 아는 사이라고 했다.
그레이팅은 격자 또는 그물망 구조로 된 덮개용 철판이다. 길가의 우수로를 덮고 있는 철판이 그레이팅이다. 새울 3, 4호기도 주요 설비 주변과 통행로가 그레이팅으로 시공되어 있다. 김 씨는 G 업체가 납품한 약 2000톤 물량의 그레이팅이 성능 미달의 불량이라고 고발하고 있다.
G 업체가 납품한 그렝이팅은 일명 '벌집안전그레이팅'으로 불린다. 그레이팅이 미끄러짐 방지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돌기가 '돌출'되어야 하지만 새울 3, 4호기에 설치된 그레이팅은 돌기가 돌출되지 않은 제품이라고 한다.
G 업체는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돌기가 '돌출'된 벌집안전그레이팅으로 미끄러짐 방지 성능을 인증받은 후 실제 납품은 돌출되지 않은 제품을 대량 납품했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의 주장이 맞다면 심각한 납품 비리이자 시험 성적서 조작 사건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수원은 지난 4년간 이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몇 차례 검증이 있었으나 모두 G 업체가 제출한 샘플 검증만 실시됐다.
김씨는 G 업체의 샘플 검증이 아니라 새울 3, 4호기 공사 현장에서 설치돼 있는 벌집안전그레이팅을 직접 시험하면 20분 안에 결과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지역의 환경단체는 "그레이팅은 미끄러짐 방지 성능이 매우 중요하다"며 "핵발전소 사고 시 노동자들이 분주하게 사고를 수습할 때 자칫 낙상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핵발전소 안전 대응에도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조속히 현장 검증을 실시해 김씨 고발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쪼 "지난 4년간 논란이 계속되어 온 만큼 시민사회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포함해 투명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