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4일부터 제안 접수…시민 주도 사업 발굴 나서
- 참여 방식 다양화…60억 원 규모 주민참여예산 운영
- 형식적 참여 논란 속 실효성 의문…구조적 한계 지적
[신라신문=은재원 기자] 경주시가 시민이 직접 예산 편성에 참여하는 '2027년 주민참여예산제'를 확대 운영하며 참여 행정을 한층 강화한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지역 주민이 생활 속에서 필요한 사업을 발굴해 제안하고 이를 실제 예산에 반영하는 제도로 시는 이를 통해 재정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시민 중심의 정책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경주시는 이미 지난해 예산에 주민 제안사업 164건, 약 48억 원 규모를 반영하는 등 제도의 실효성을 꾸준히 높여왔다. 참여 건수 또한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시민 관심이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공정한 심사를 위해 평가 방식을 개선한 점이 눈에 띈다. 분과위원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사업을 평가하는 교차평가 방식을 도입해 객관성을 확보했으며 읍면동 단위 숙원사업은 주민들이 직접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해 참여도를 높였다.
오는 2027년에는 총 60억 원 규모로 사업이 운영된다. 분야별로는 공모형 10억 원, 현장소통형 5억 원, 읍면동계획형 45억 원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공모형 사업은 건당 2억 원 이하로 제안할 수 있으며, 행사성 사업은 3천만 원 미만으로 제한된다.
사업 제안 접수는 오는 14일부터 6월14일까지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신청하거나 관련 서식을 작성해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접수된 사업은 오는 7월부터 약 두 달간 실무부서 검토와 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치며 현장평가 역시 교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는 특히 안전 관련 사업을 우선 검토하고 청년과 취약계층을 위한 제안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주민참여예산제는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직접 반영하는 중요한 창구"라며 "일상 속 불편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적극적으로 제안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시의 주민참여예산제가 확대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따라붙는다. 제안과 심의 절차가 반복되면서 일부 사업만 되풀이 반영되는 '형식적 참여'에 머무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시민이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행정 검토 단계에서 대폭 축소되거나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예산 편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참여는 늘었지만 결정권은 여전히 행정에 집중돼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참여의 문턱 또한 낮지 않다. 정보와 시간, 절차 이해도가 필요한 만큼 일부 적극적인 시민이나 단체 중심으로 참여가 쏠리고 고령층과 취약계층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사업 규모 제한과 엄격한 기준까지 더해지면서 지역의 판을 바꿀 만한 굵직한 제안은 나오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참여는 확대됐지만 체감 변화는 미미하다는 점에서 제도 전반의 실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