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0(월)
 
  •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유압 실린더로 30cm 인양
  • 원형 보존·안전성 검증…복원 공정 핵심 관문 넘다

열암곡 마애불상.jpg

 

[신라신문=은윤수 기자] 신라 불교조각의 백미로 꼽히는 경주 열암곡 마애불 복원 사업이 중대 분기점을 맞았다. 


경주시는 최근 열암곡 마애불을 동일 중량으로 재현한 110톤급 모형에 대한 첫 '양중(揚重) 실험'을 실시하고 구조 안전성과 공정 가능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과 경주시,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 2일 통일전 인근 시험장에서 '열암곡 마애불상 실대형 모의실험'을 실시했다. 이날 실험은 마애불 추정 무게인 80톤에 보호 프레임을 더한 총중량 110톤의 콘크리트 모형을 유압 실린더를 이용해 약 30cm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실험은 실제 마애불을 들어 올리기 전 하중 분산·지지 방식·장비 운용의 안전성을 사전에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현장에서는 대형 크레인과 특수 거치 장치를 동원해 모형을 단계적으로 들어 올리며 진동, 기울기, 결속 상태 등을 정밀 점검했다. 시는 "설계 기준과 허용 오차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양중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열암곡 마애불은 오랜 세월 풍화와 지반 변화로 기울어져 있어 보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대상의 규모와 무게가 워낙 큰 데다 문화재 원형 훼손을 최소화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 탓에 복원 방식과 안전성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이번 110톤 모형 양중 실험은 이러한 우려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검증하는 첫 공식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열암곡 마애불 입불은 국내외 전례를 찾기 힘든 고난도 사업"이라며 "현장에서 프레임과 유압 실린더를 이용해 실제 들어 올려본 결과 예상치 못한 기술적 변수들이 확인돼 무리하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보다 양중 데이터를 확실히 확보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실제 문화재에 손을 대기 전 모든 변수를 모형으로 검증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 결과를 토대로 장비 배치와 공정 순서를 보완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번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 보완 실험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최종 복원 공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특히 문화재 훼손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별 양중, 실시간 계측, 긴급 중단 프로토콜 등 안전 관리 기준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열암곡 마애불 복원은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문화재 보존과 과학기술의 접목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첫 양중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태그

전체댓글 0

  • 04831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열암곡 마애불, 110톤 모형 첫 '양중' 실험 성공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