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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주 APEC 정상회의, 인류가 모은 10년의 답
- 다음달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개최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주제(theme)를 아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올해 APEC이 내세운 화두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입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닙니다. 지금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위기 상황을 반영합니다.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국제안보 위기 등 인류의 미래가 지속가능하지 않음에 대한 경고입니다. 더욱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되어 온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자국이익 중심의 보호무역주의에 의해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때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립니다. 그간 APEC의 주제는 뚜렷한 추세를 보이며 변화해 왔습니다. 2014년 중국 베이징에서는 ‘아시아·태평양 파트너십을 통한 미래 형성’을 제시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던 시기, 협력을 통해 안정과 성장을 추구하자는 공감대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듬해 201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포용적 경제를 구축해 더 나은 세계로’를 주제로, 성장의 성과를 공평하게 나누자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경제발전이 소수에게만 집중돼서는 안 된다는 성찰이 그 바탕에 깔려 있었습니다. 2016년 페루 리마는 ‘질적 성장과 인간 개발’을 내세웠습니다. 단순히 양적 지표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성장이 중요하다는 관점을 제시한 것입니다. 2017년 베트남 다낭은 ‘새로운 역동성 창출, 함께하는 미래’를 통해 활기찬 경제공동체를 꿈꿨습니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이 닫히고 교류가 단절되는 상황에서, 말레이시아는 온라인 회의를 통해 ‘공동 번영의 회복력 있는 미래를 향한 인적 잠재력 최적화’를 제시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뉴질랜드는 ‘함께 참여하고, 함께 일하며, 함께 성장하자’라는 간결한 표현으로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두 차례 회의는 위기의 순간에도 협력과 연대가 답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APEC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과제를 고민했습니다. 2022년 태국 방콕은 ‘개방, 연결, 균형’이라는 세 단어로 공급망 위기와 기후변화를 동시에 짚었습니다. 202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 만들기’를 내세워 경제와 환경을 아우르는 지속가능성의 비전을 제시했고, 지난해 페루 리마는 ‘역량 강화, 포용, 성장’을 통해 다시 사람 중심 성장을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지난 10년의 주제를 이어놓고 보면 흐름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성장과 활력이 중심이었다면, 점차 포용과 회복력, 그리고 지속가능성으로 이동해왔습니다. ‘더 크게, 더 빨리’에서 ‘더 함께, 더 오래’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것입니다.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거치며 세계가 진정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깨달은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종착점에 선 것이 바로 다음달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입니다.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 연결, 혁신, 번영’입니다.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기겠다는 결의가 담겨 있습니다. 경주는 이 메시지와 어울리는 도시입니다. 신라 천년의 역사를 통해 수많은 전쟁과 위기를 견뎌낸 회복의 기억을 품고 있고, 지금은 원자력과 미래차 산업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회복력, 현재의 포용, 미래의 지속 가능성이 공존하는 도시, 그 무대가 바로 경주입니다. 지난 10년간의 흐름이 이제 경주에서 하나로 모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세계 열강의 정상들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서로 손잡고 화해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갈등과 대결에서 화해와 협력의 장으로 나아가는 감동의 드라마가 경주에서 쓰이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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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주 APEC 정상회의, 인류가 모은 10년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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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부와 황오, 하나된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
- 경주 원도심에는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두 동네가 있습니다. 바로 중부동과 황오동입니다. 이름만으로도 시민들의 기억을 불러내는 생활공간이자 천년 고도의 상징입니다. 중부는 '도시의 중심'을 뜻하고 황오는 신라 왕궁과 인접한 왕경의 핵심 공간을 가리킵니다. 두 이름에는 행정 구역을 넘어선 수백 년 삶과 역사의 무늬가 깃들어 있습니다. 장터에 울리던 흥정 소리, 학교 앞 골목길에 남은 어린 시절의 기억, 저녁 무렵 봉황대 광장에서 오가던 담소까지 이 모든 풍경이 두 동네의 이름과 함께 시민들의 가슴속에 쌓여 왔습니다. 그러나 추억만으로는 현실을 버틸 수 없었습니다. 좁고 낡은 청사는 늘어나는 행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주민의 삶은 하나임에도 행정구역은 나뉘어 있는 모순이 지속되었습니다. 두 개 청사를 운영하는 비효율은 시민 서비스 향상에도 걸림돌이었습니다. 이 모순을 가장 먼저 짚어낸 주체는 행정이 아니라 주민들이었습니다. 지난 2019년 중부동 시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두 동을 하나로 묶자"는 목소리는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통합추진위원회로 이어졌습니다. 부지 선정과 명칭 확정까지 주민이 직접 참여하며 최종적으로 '황오동'이라는 이름이 결정됐습니다. 행정이 아닌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낸 합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결실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9월1일부터 통합 황오동이 출범합니다. 옛 경주여중 부지에 들어선 황오동 행정복지센터는 단순한 청사가 아니라 주민의 일상과 미래를 이어줄 새로운 공간이 될 것입니다. 행정복지센터와 주민자치센터를 함께 품은 이곳은 주민이 서로를 만나는 사랑방이자, 원도심의 새로운 생활 거점이 될 것입니다. 통합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결합이 아닙니다. 흩어진 일상을 다시 잇는 과정입니다. 중부동과 황오동 청사는 이제 역사 속 흔적으로 남지만 통합 황오동 청사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상징이 될 것입니다. 이제 주민들은 한 건물 안에서 민원·복지·문화 서비스를 손쉽게 누리게 됩니다. 주민자치센터의 체육·문화 공간은 마을의 사랑방이 되고 이곳에 모인 웃음과 발길이 원도심 상권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할 것입니다. 가장 값진 성과는 경주의 원도심이 다시 뛰는 심장을 갖게 됐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변화를 이끌고, 함께 뜻을 모아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 낸 성숙한 시민의식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 통합은 행정의 효율을 넘어, 공동체의 기억을 지키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시민 주도의 상징적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천년의 수도 경주, 그 중심에서 중부와 황오가 하나 되어 통합 황오동이라는 이름으로 미래를 써 내려가는 이 순간을, 저는 무엇보다도 시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주민이 시작하고 시민이 완성한 이번 통합이 모두에게 더 나은 일상과 삶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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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부와 황오, 하나된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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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름철 벌 쏘임 사고, 작은 실천이 큰 안전을 만듭니다
-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야외활동이 늘어납니다. 산과 들, 공원이나 야외 작업장 등 다양한 곳에서 자연을 즐기거나 일을 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는 벌 쏘임 사고가 유독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는 7월부터 9월까지는 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지는 시기로, 누구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벌에 쏘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벌에 쏘이면 대부분은 통증이나 붓기 같은 국소 반응으로 끝나지만, 일부는 전신적인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호흡 곤란, 어지럼증, 혈압 저하,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며, 적절한 응급처치가 지연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 벌에 쏘인 적이 있거나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됩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수칙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야외 활동 시에는 밝은 색의 긴 옷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줄이고, 어두운 옷이나 헐렁한 복장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벌은 본능적으로 어두운 색을 위협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또 향이 강한 향수나 로션, 스프레이 등의 사용은 삼가야 합니다. 꽃향기와 유사한 인공향은 벌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음식물 관리도 중요합니다. 벌은 과일이나 단 음료 등 당분이 많은 음식에 쉽게 유인됩니다. 야외에서 음식을 먹을 땐 반드시 뚜껑 있는 용기를 사용하고, 남은 음식물이나 쓰레기는 즉시 밀봉해 처리해야 합니다. 벌을 발견했을 땐 자극하지 말고 조용히 자리를 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갑작스러운 손동작이나 큰 소리는 벌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벌집을 발견했을 때 절대로 직접 제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벌은 집에 대한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무심코 건드렸다가 집단으로 공격당할 수 있습니다. 벌집은 반드시 119나 전문 업체에 신고해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혹시 벌에 쏘였다면 빠르게 침을 제거하고, 냉찜질로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혀야 합니다. 가려움이나 두드러기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호흡이 곤란하거나 어지럽고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몇 분의 지체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벌 쏘임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만 주의하고 올바른 정보를 숙지한다면 대부분의 사고는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작은 실천이 큰 안전으로 이어지는 여름,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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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름철 벌 쏘임 사고, 작은 실천이 큰 안전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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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내일을 준비하는 경주
-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우리 민족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립니다. 올해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는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분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지금 이 순간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호국보훈의 달은 이러한 희생을 가슴에 새기고, 책임 있게 오늘을 살아가자는 다짐의 시간입니다. 올해는 ‘그들이 지켜낸 어제, 우리가 피워낼 내일’이라는 주제로, 기억과 실천의 길을 함께 걷고 있습니다. 경주 또한 이 길을 묵묵히 걸어온 도시입니다. 만 4세에 외동 석계리로 이주해 경주에서 자란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 선생(1884~1921, 건국훈장 독립장)은 허위 의병장의 문하에서 민족의식을 키운 뒤, 일제강점기 조선국권회복단과 대한광복회를 조직해 무장 항일투쟁을 이끈 인물입니다. 그의 사촌 처남이자 경주 교동 출신인 최준 선생(1884~1970, 건국훈장 애족장) 또한 집안의 재산을 기꺼이 독립운동 자금으로 내놓으며, 조국 독립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이에 경주시는 박상진 선생의 묘소가 있는 내남면 노곡리 일대를 정비하는 등 그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1919년 3·1운동 당시에는 제일교회(당시 노동리교회) 교인들을 중심으로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해 수십명이 옥고를 치르기도 했고, 그 후 민족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한 문화재보호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경주에는 그 정신을 이어가는 발자취가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현재 경주에는 상이군경회, 6·25참전유공자회, 월남참전자회, 재향군인회를 포함한 11개 보훈단체에 총 2만 8,000여 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주시는 이분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시민 모두가 나라사랑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도록 다양한 보훈 사업과 추모 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6·25 및 월남전 참전유공자와 유족 2,680명에게는 명예수당과 사망 위로금을, 국가유공자 및 유족 1,850명에게는 보훈명예수당과 사망 위로금, 그리고 경상북도 예우수당까지 함께 지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고자 참전 및 보훈수당을 월 5만원, 배우자 수당을 월 2만원씩 인상 지급할 예정입니다. 보훈은 단지 행정의 영역에 그치지 않고, 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존경의 문화입니다. 경주시는 그 이름들이 책 속의 문장이 아닌, 일상 속 살아 있는 정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오는 10월 말, 경주는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우리가 평화의 도시 경주를 자신 있게 알릴 수 있는 이유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고귀한 정신이 오늘의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보훈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내일의 약속입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평화는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 진실을 기억하고, 존경으로 보답하는 도시. 경주시는 그 책임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정신을 바탕으로 화합과 미래로 나아가는 경주, 모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더 큰 경주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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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내일을 준비하는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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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의 생활을 바꾸는 적극행정
- 4차 산업혁명, 저출산·고령화 등 급속한 행정환경의 변화에 따른 법·제도와 현장 사이의 간극이 존재하고, 이는 국민의 불편함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복잡한 행정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인 공무원은 국민 중심의 적극적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야 한다. 적극행정은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우리 국가보훈부에서도 창의성과 전문성을 발휘하여, 보훈가족에게 불편을 미치는 불합리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다. 2024년도에 추진한 대표적 사례를 살펴보면, 국가보훈등록증 활용 확대, 위탁병원 진료비 청구 간소화, 생계곤란·무연고 국가유공자 장례서비스 지원의 법적 근거 마련 등이다. 보훈 정책을 최일선에서 집행하는 경북남부보훈지청 직원 역시 국민의 작은 불편도 사소하게 여기지 않고, 보훈가족의 실제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적극행정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공무원 연구모임 ‘보훈 3rd Party’를 운영하며, 규제혁신, 민원행정서비스 개선을 추진하며 보훈가족과 국민편의 증진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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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의 생활을 바꾸는 적극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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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연재] 전국에서 손꼽히는 부자 명당, 진주 승산마을(1)
- 이번 회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부자 명당 중 경남 진주 승산마을을 소개한다. 이곳은 LG·GS 등 국내 굴지의 그룹 창업주들의 생가가 밀집되어 있는 마을이다. 마을은 양성(월성 손씨·여강 이씨) 씨족 마을인 경주 양동마을과 흡사하다. 김해 허씨와 능성 구씨가 수백 년 동안 터 잡고 살아온 양성 집성촌이다. 600여 년 전 김해 허씨가 먼저 자리 잡아 허씨 집성촌을 만들었다. 이후 300년 뒤에 능성 구씨를 사위로 맞으면서 허씨와 구씨가 조화를 이루며 마을을 일구어 왔다. 승산마을이 부자 명당으로 알려진 것은 비단 근래의 일이 아니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진주는 몰라도 승산은 안다’고 할 정도로 부자동네로 유명했다고 한다. 이미 조선시대부터 천석꾼 이상이 여럿 모여 살았던 부자마을이었던 것이다. 그만큼 승산마을에 대한 풍수거리도 회자되어 왔다. 일반인들에 알려진 풍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지수면이 학이 둥지를 틀 듯 감싸고 있는 형국에, 재물과 관련된 물을 품고 있어 부자의 기운이 모이는 명당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학이 둥지를 틀 듯 마을을 감싸고 있다는 것은 마을 북동쪽 방어산(532m)을 중심으로 괘방산(457m), 심방산(155.8m)을 연결하는 산줄기가 지수면을 완전히 감싸고돌아 하나의 영역(藏風)을 형성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때, 기세 좋은 방어산을 학이 아닌 봉황이나 닭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봉황이 둥지로 내려앉는 ‘비봉귀소(飛鳳歸巢)’나 신령스런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金鷄抱卵)’의 땅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세 개의 물이 나갈 때는 각자가 아닌 하나로 모여 빠져나간다. 마을 북쪽 승산교 일대의 수구(水口:마을의 물이 빠져나가는 지점)에서 하나로 합친다. 수구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좁은 편이며, 수구막이 숲으로 보완되어 있다. 그래서 승산마을은 들어오는 물은 많은데 나가는 수구가 좁아 마을이 ‘물을 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걸로는 부족하다. 이 정도 조건을 갖춘 마을쯤은 전국에서 더러 찾을 수 있다. 이 정도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부자 명당 마을로 규정하기에는 무언가 부족감이 없지 않다. 그래서 승산마을만이 갖고 있는 풍수적 열쇠를 찾아야 한다. 이때 설명의 편의상 승산마을을 두 구획으로 나눈다. 여러 창업주의 생가들이 마을을 통과하는 실개천을 중심으로 서쪽에 집중되어 있다. 이를 ‘생가마을’로 지칭한다. 그리고 동쪽의 지수면소재지 일대를 ‘면소재지 마을’로 지칭한다. 제일 먼저, 승산마을을 규정하는 풍수 포인트 넘버원을 꼽으라면 생가마을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근원이다. 산줄기가 평지룡(平支龍) 형태로 남쪽에서 이어져 온다. 높은 산롱용(山瓏龍)이었던 산줄기가 지수 나들목(TG) 인근에서 지수중학교로 내려오며 평지룡으로 변한다. 이어 중간중간 미세한 봉우리를 한두 번 솟구쳐 땅기운을 보존하며 생가마을로 이어져 온다. 관점에 따라 산줄기가 생가마을 서쪽 산에서 이어져 왔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생가 마을 서쪽에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농경지를 물(水)로 봐야 있다. 이때 논바닥의 경사가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다. 결정적으로 실제로 물이 흐르는 작은 봇도랑도 있다. ‘땅기운이 물을 만나면 멈춘다(氣界水則止)’는 풍수의 기본 원칙에 따라 땅기운이 서쪽 산에서 올 수 없다. 결국 생가마을에 맺힌 땅기운의 근원은 남쪽에 있다. 승산마을의 풍수 포인트 둘째는 면소재지 마을이다. 이때, 승산마을에서 창업자의 생가들이 실개천 서쪽의 생가마을에만 집중되어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면소재지 마을에는 별다른 생가가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의문을 푸는 풍수적 열쇠는 바로 산줄기의 역량이다. 즉 생가마을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혈을 맺을 역량을 갖춘 정룡(正龍)이다. 반면 면소재지를 통과하는 산줄기는 생가마을에서 혈을 제대로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산(案山) 역할을 할 뿐이다. 풍수에서 안산이라 하면 ‘터 바로 앞의 작고 낮은 산’을 말한다. 이때 평지에서는 꼭 높은 산이 아니더라도 ‘낮은 밭뙈기 정도 높이의 언덕(田中草坪·水界田岸)’이라도 안산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곳이 꼭 그렇다. 안산은 높이는 보잘 것 없지만 그 풍수적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 위에서 보면, 생가 마을이 오른쪽이 오목한 초승달을 닮았다. 이것은 풍수의 면배(面背)중 실개천(동쪽) 방향이 면이라는 의미다. 쉽게 말해 생가마을의 전체적인 방향이 실개천을 보고 있다는 뜻이다. 면사무소 마을(안산)의 지형 또한 전체적으로 실개천(서쪽)을 향해 있다. 그래서 마을 안을 남북으로 통과하는 2차선 도로 또한 미세하게 실개천 방향으로 오목하다. 결과적으로 혈을 맺은 생가마을과 안산인 면사무소 마을이 마음 맞은 부부처럼 서로 다정하게 바라보는 모양새가 되었다. 음양(陰陽)이 조화로운 땅이다. 한편, 면소재지 마을을 통과하는 평지룡이 구 지수초(K-기업가 정신센터) 인근에서 미세한 봉우리를 솟구친다. 이때 야트막한 산줄기(枝脚) 하나가 뻗어 나와 행정복지센터를 통과해 교회까지 이어진다. 이것이 LG·GS 그룹 창업주 생가에 맺힌 땅기운의 누설을 막아주는 자물쇠가 된다. 조금 더 실개천 하류로 가면, 허준 생가로 이어지는 야트막한 산줄기가 청룡이 되어 실개천까지 뻗어 내린다. 이 또한 생가마을에서의 혈 맺음을 도와주고 땅기운 누설을 막아주는 두 번째 자물쇠다. 좀 더 하류에 있는 수구(水口) 지점에도 땅기운 누설 방지용 천연 자물쇠 장치들이 있다. 수구 동쪽의 산을 보면 지수천을 향해 뻗어 내린 여러 개의 산 꼬리가 지수천 상류를 향해 휘어져 있다(붉은색 사각형). 풍수는 이를 두고 수구 산이 물을 따라 아래로 흘러가면서도 마을을 쳐다보며 마지막까지 참된 정(精)을 주고자 하는 것으로 길(吉)하게 해석한다. 마치 애인(愛人)이 헤어질 때 아쉬워서 문득문득 뒤를 돌아보는 것과 같다. 만약 산 꼬리들이 하류를 향해 굽어 있다면 이것은 더 이상 정(精)을 줄 뜻이 없이 뒤도 보지 않고 제 갈 길을 재촉하는 것과 같다. 추가적으로 수구에는 수구가 완벽히 닫혀 있지 못한 단점을 수구막이 숲으로 보완하고 있다. 불과 지금은 몇 그루에 지나지 않지만, 마을 관계자들의 숲의 풍수적 의의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보호가 필요하다. 이처럼 승산마을은 땅기운이 생가마을에서 머물며 혈 맺음을 하도록 도와주고, 또 땅기운의 누설을 막는 여러 단계의 천연 및 인공의 자물쇠 장치들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자물쇠 장치들로 인해 생가마을이 비로소 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 회에서는 실제로 혈을 맺는 생가마을에 대해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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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연재] 전국에서 손꼽히는 부자 명당, 진주 승산마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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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6주년을 맞이하며
- 추운 겨울과 기승을 부리던 꽃샘추위도 지나고, 어느새 새싹이 돋아나 개나리, 벚꽃 등 화사한 봄꽃이 가득한 4월이 되었다. 지금 거리는 따스한 볕과 푸르른 녹음을 즐기며 봄을 느끼는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106년 전 이때 상하이에서는 활짝 핀 봄꽃보다 더 찬란한 독립을 향한 소망이 피어났다.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문 발표와 함께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전국에서 울려 퍼졌고, 이를 계기로 우리 민족의 독립에 대한 염원은 더욱 강렬해졌다. 이후 자주독립을 위해 체계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할 필요성을 느낀 독립운동가들은 같은 해 4월 11일, 상하이에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했다. 임시정부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인 ‘민주공화국’을 천명하였으며, 국민의 자유권과 평등권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 하나의 독립운동 단체가 아닌 독립국가를 건설하는 정부로서의 역할을 국내외에 선포했다. 임시정부는 설립 이후 일제의 갖은 억압 속에서도 군사‧외교‧교육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며 독립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육군무관학교를 설립하여 무관 양성에 힘썼고, 한인애국단을 조직해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지원하는 등 수많은 항일독립투쟁을 벌였다. 1940년에는 한국광복군을 창설하고 미국 전략첩보국(OSS)와 함께 국내 진입 작전을 추진하는 등 연합국과 공동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임시정부는 파리강화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독립을 호소하고, 여러 나라에 외교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국제사회에 독립운동의 당위성을 알리고, 세계 각국으로부터 정부 승인을 얻기 위한 외교활동에 힘썼다. 또한, 교민 등을 대상으로 민족 교육을 실시하고, 독립신문을 발간하는 등 국민을 위한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사업도 추진했다. 이로 인해 임시정부는 일제의 강력한 보복과 탄압을 겪어야만 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잃고 다치는 등 희생이 뒤따랐다. 하지만, 임시정부 요인들은 난징, 광저우, 충칭 등 수차례 중국 대륙 내에서 청사를 이동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독립운동을 펼쳤고, 마침내 우리는 꿈에 그리던 광복을 맞았다. 이처럼 광복은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며, 우리 민족의 끊임없는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치열했던 독립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닌 일제에 항거한 민족적 의지를 상징하며, 오늘날 대한민국의 초석이라 할 수 있다. 선조들이 간절히 바라던 광복, 그 80주년을 맞는 특별한 해에 조국의 자유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고, 그 정신을 현재와 미래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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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6주년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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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QR코드 클릭으로 안전한 경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안전한 경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주민과 경찰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소통하며 서로를 지원함으로써 안전하고 평화로운 경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경주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는 시민의 안전과 범죄예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4년은 2023년과 비교했을 때, 전체 112신고 접수 건수가 6만390건에서 5만6346건으로 약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반적으로 신고사건이 감소했고 특히 교통관련 신고는 1만3961건에서 1만2826건, 질서유지(주취자 관리, 경범죄 단속 등) 신고는 1만7154건에서 1만6204건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주는 역사적 유산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하여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역으로 관광객의 증가는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유동성 범죄, 교통체증, 화재, 소음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주경찰서는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안전한 경주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중 매달 찾아가는 공동체치안 홍보활동을 진행하며 주민들의 애로사항 청취와 의견수렴을 통해 치안사각지대 발굴과 지역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역주민의 수요를 반영해 주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경찰활동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탄력순찰은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의견이 반영되는 만큼 매우 중요합니다. 주민들이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안전과 관련된 문제점을 공유하고 범죄예방 전략회의를 통해 치안현안 분석 및 범죄예방 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범죄 예방·대응 체계를 재정립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주경찰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설문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 요소를 파악하고 그에 맞춤된 순찰·예방활동 및 환경개선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찰과 주민이 함께하는 다양한 치안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의 안전 의식을 높이고 범죄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경주경찰서는 앞으로도 주민들의 안전과 범죄예방을 최우선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할 것입니다. 우리의 노력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주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함께 하나가 되어 안전한 경주, 행복한 경주를 만듭시다. QR코드를 스캔해 보세요 안전한 경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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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QR코드 클릭으로 안전한 경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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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10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 국가보훈부는 북한의 서해 도발로 희생된 영웅들의 공헌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 의식을 높여 국토 수호의 결의를 다지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해 올해 10번 째 서해수호의 날을 맞았다. 서해수호의 날의 배경에는 세 가지 사건이 있다. 먼저 2002년 6월 29일 발발한 제2연평해전이다.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내려온 북한 경비정 2척이 우리 해군의 참수리 357호정을 향해 기습 공격을 시작했고, 양측 함정 사이에 교전이 시작됐다. 우리 해군은 인근 해역에 있던 고속정들과 경비 중인 초계함 등을 교전에 합류시켜 대응 사격을 가했고, 집중 포격을 받은 북한 경비정은 얼마 지나지 않아 퇴각했다. 그러나 이 교전으로 인해 우리 국군장병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북한의 서해 도발은 2010년 3월 26일에도 이어졌다.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천안함(PCC-772)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 공격으로 피격‧침몰했다. 피격 발생 직후부터 천안함 승조원 104명에 대한 구조를 진행했으나, 46명의 장병이 전사하고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해군 UDT 소속 한주호 준위가 전사했다. 서해수호의 날인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은 우리 군의 희생이 가장 컸던 천안함 피격 사건을 기준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같은 해 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에 또다시 포격을 가했다. 당시 우리 군은 주민을 대피시키고 대응 사격을 실시했으며, ‘진돗개 하나’를 발령해 경계 태세를 이어갔다. 1시간여 동안 북한은 약 170발의 포격을 가했으며 그중 80여 발이 연평도에 떨어졌다. 이날 2명의 국군이 전사하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일몰이 아름다운 서해의 어느 날, 누군가의 삶이 함께 저물었다. 다음날 다시 뜬 해에는 서해수호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다. 보훈의 시작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몸 바친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경북남부보훈지청에서는 28일 제10회 경주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국가수호 특별 사진전을 실시하고, 청사 1층에서‘서해수호 55인 용사 롤-콜(Roll-Call)데이’를 운영하는 등 자체 행사를 진행하여, 서해수호 55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릴 예정이다. 이번 서해수호의 날이 2002년과 2010년의 그 날, 그리고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보낸 일상을 지켜낸 그들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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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10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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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소현 경주시의원
- 대한민국은 지금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분열이 깊어지는 가운데 우리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가치를 재점검하고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을 맞이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가치는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두 가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첫째, 자유민주주의의 가치. 둘째,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적 기반이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핵심 토대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 과정에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국가 이념에 두고 시장경제를 통해 경제적 번영을 이룬 국가이다. 법치주의 토대 아래,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의 철학적 기반은 대한민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원동력이다. 반면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을 부정하거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며 이를 대체하려는 좌파적 담론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고, 나아가 국가의 지속가능성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좌파진영은 대중영합주의라 일컫는 감성정치와 집단 선동으로 진보적 이미지를 구축하며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의 전략은 단순히 정책을 넘어 정체성과 가치를 둘러싼 담론 자체를 지배하려는 데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파진영은 자유민주주의의 이론적 기반을 충분히 강화하지 못했고 국민과 소통하는 데 실패했다. 우파진영 지도자들의 무거운 책임감과 깊은 숙고(熟考)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자유주의 체제를 지키는 우파의 책임 정당정치가 부실하면 절차적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도 흔들리게 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당정치는 대중의 신뢰를 상실한 상태이며 우파정당은 분골쇄신(粉骨碎身)하여 자유주의의 이론적 토대 강화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담론을 적극적으로 형성해야 한다. 첫째, 철학적 기초의 강화. 둘째, 법치주의와 절차적 민주주의의 수호. 셋째, 대중과의 소통을 통한 미래지향적 비전 제시다. 우파진영은 법치주의와 절차적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임을 강조하고 대한민국의 성장과 번영을 가능하게 한 철학적 기초임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또한 자유주의의 철학적 깊이를 대중과 소통하는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 우파진영의 또 다른 과제이다. 좌파진영은 간결하고 매력적인 구호 그리고 시민들의 일상적 삶과 연결짓는 담론으로 대중적 공감을 이끌어냈다. 반면 우파는 이론적으로 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데 그쳤고 결국 보수정당정치의 사상과 철학의 빈곤함을 드러나게 했다. 이는 단지 우파진영의 사명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를 지키는 길이기에 좌파의 도전에 맞서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재확립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유일한 선택임을 설득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적 기반: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나침반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단순히 정치적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공유하는 가치체계이고 국가를 지탱하는 정신적 기반이다. 자유와 책임이라는 가치가 법치주의와 절차적 민주주의 속에서 균형을 이루고 시장경제를 통해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것이 대한민국이 선택한 길이며,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본질이며 이 체제를 지키는 것이 곧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정치적 지도자나 제도만으로는 국가를 지킬 수 없다. 이 나라의 가장 강력한 방패이자 원동력인 깨어있는 국민만이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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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소현 경주시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