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0(월)
 
  • 기여도·선정 기준 불투명…"성과 포장용 아니냐" 비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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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신문=은윤수 기자] 경주시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한다는 명분으로 국내외 인사들에게 명예시민증을 대거 수여한 것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수여 대상과 기준, 절차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으면서 "공로에 대한 예우라기보다 행사 성과를 포장하기 위한 전시 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주시에 따르면 시는 APEC 정상회의 유치와 준비, 개최 과정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정부 관계자, 외교·경제계 인사, 해외 인사 등 다수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수여 인원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데다 일부 대상자의 경우 경주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이나 실질적 기여도가 분명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이다. 명예시민증 수여와 관련한 구체적인 심사 기준과 추천 경로, 검증 절차가 시민들에게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역 사회단체 관계자는 "명예시민증은 경주의 역사와 명예를 공유하는 상징적 제도인데 APEC이라는 이벤트를 이유로 무더기 수여하는 것은 제도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의회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의원은 "개최도시로서 행정적 역할을 수행한 것과 개인이 경주 발전에 특별한 공헌을 한 것은 구분돼야 한다"며 "공로의 무게를 따지지 않은 채 대규모로 수여하면 향후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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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태 더불어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장은 "명예시민증 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정부 인사들에게 명예시민증을 거부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하겠다"면서 "내란 혐의자와 동일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채 명예시민증을 수여받는 것은 시민의 상식과 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명예시민증 제도의 취지를 되짚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지방행정 전문가는 "명예시민증은 정치적·행사성 보상이 아니라 장기간 지역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엄격한 기준으로 수여돼야 한다"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제도 전반의 기준과 절차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도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와 달리 명예시민증 무더기 수여 논란은 경주시 행정의 신중함과 책임성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경주시는 향후 추가 수여 여부와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시민들에게 보다 투명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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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APEC 기념 명예시민증 '무더기 수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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