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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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신문 발행인 은재원

 

오는 6월3일 치러지는 제9대 지방선거가 2월23일을 기점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최대 10여 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전국 단위 정치 일정으로, 지난 2025년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선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단순한 지방 권력 재편을 넘어 현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까지 띨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물론 지역사회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북 지역, 특히 경주를 포함한 동남권 기초단체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내부 경쟁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보수 정당 내 공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지역 정치 지형에도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경주·영천, 성주, 상주, 예천, 영양, 청송 등 7개 시·군에서는 현직 단체장들이 3선 도전에 나서는 상황이다. 지역 행정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내세운 현직 프리미엄이 작용할지, 아니면 변화 요구가 표심으로 분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경주는 상징성이 크다. 지금까지 3선 시장을 배출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낙영 현 시장이 첫 3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아니면 도전장을 내민 박병훈 전 경북도의원 등과의 공천 경쟁에서 새로운 인물이 부상할지 지역 정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공천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강한 지역 정치 현실 속에서 당내 경선은 사실상 본게임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특정 정당 공천이 당선을 담보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인물 검증은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차피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안이한 분위기가 만연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발전의 지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의 계파 갈등과 공천을 둘러싼 잡음은 지역 민심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로 비춰지고 있다. 정당의 책임 정치가 실종된 채 내부 권력 다툼에만 몰두한다면 유권자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공약의 빈곤이다. 10년 전 선거에서 제시됐던 개발 청사진이 이름만 바뀐 채 되풀이되는 경우를 우리는 수차례 경험했다. 관광도시 고도화, 산업단지 활성화, 인구 유입 정책,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단골 메뉴는 여전하지만 구체적 실행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 성과 평가 체계는 여전히 모호하다. 지방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을 따지지 않은 채 남발되는 공약은 결국 공허한 약속으로 남는다.


경주는 신라 천년 고도의 역사성과 함께 미래 산업과 관광, 인구 구조 변화라는 복합 과제를 안고 있다. 소멸 위기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에, 지방정부 수장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단순히 행정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의 장기 비전을 설계하고 중앙정부 및 광역단체와 협력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인물의 경력이나 인지도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 능력과 정책 추진력이다.


결국 해답은 유권자에게 있다. 정당 공천이라는 간판에 기대기보다 후보 개인의 철학과 능력, 지난 공약 이행 실적을 꼼꼼히 따져 묻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요구된다. 경선 과정부터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하고, 토론회와 정책 검증의 장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언론 또한 단순한 동향 보도를 넘어 공약 비교, 재원 분석, 정책 실현 가능성 점검 등 심층 보도로 유권자의 판단을 도와야 할 책무가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또 한 번의 ‘관성적 선택’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지역 정치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인가. 경주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첫 3선 시장의 탄생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경주의 다음 4년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본질적 질문이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 이제는 정당이 아니라 사람을, 구호가 아니라 실천을, 관행이 아니라 변화를 선택해야 할 시간이다. 그 선택의 무게를 오롯이 짊어질 주체는 바로 경주의 유권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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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논단] "공천이 곧 당선?…경주 6·3 지방선거, 유권자의 심판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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